전문가들은 인천지역 보호 필요 아동이 적절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시설 확충 및 종사자 역량 강화 등 지역 실정에 맞는 인프라 구축이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아동 특성에 맞게 세분화된 시설의 중요성도 다시 한 번 강조됐다.

정선영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인천에는 장애아동을 위한 시설이나 보호치료시설도 따로 없어 일반양육시설에서 모두 돌보는 상황을 우려했다.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 등 행동장애를 가진 아동의 경우 일반 시설에서는 적절히 보호·지원하기 여전히 벅차다는 것이다.

정선영 교수는 "인천 장애아동은 타 지역 시설로 보내지는 경우도 많고, 학대피해 아동의 경우 분리 조치뿐 아니라 상황 해결 후 돌아갈 곳을 마련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며 "장애아동 특화시설, 전담치료사가 상주하는 학대피해 아동 쉼터를 추가로 만든다면 일반 시설에서도 더 많은 아동을 돌볼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담당공무원 및 종사자의 전문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호대상 아동이라고 해도 특성에 따라 분리 필요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담당자들이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익중 교수는 "무작정 시설을 늘리기에 앞서 많은 경험과 자격을 갖춘 종사자들이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학대전담 공무원이나 아동보호 전담 요원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전문교육을 거친 뒤 충분히 선발하고, 이들이 장기 근속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준범 함께걷기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인천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민간 영역과의 연계를 통한 아동 돌봄체계 활성화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민간의 경우 아이를 돌볼 전문가집단과 지역 인프라도 갖추고 있지만 인천시가 이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적다는 것이다.

신준범 이사장은 "최근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다함께돌봄센터’인데, 민간이 위탁을 받아 활성화하기 시작한 다른 지역과 달리 인천은 계양구는 다함께돌봄센터가 1곳뿐"이라며 이곳도 구에서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미 현장에서 사회적협동조합 법인화 등 돌봄 영역 확충을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는 만큼 민간 위탁을 통한 돌봄센터 활성화가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은 시간과 예산이 많이 드는 시설 확충에 앞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동이 보호받을 수 있는 ‘그룹홈(공동생활가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가정위탁 일시보호 등 일반 가정 돌봄이 활성화된다면 즉시 분리 아동의 정서적 안정을 도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