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땀 뻘뻘 흘려도 에어컨 못 켜는 지역아동센터
작성자 정주영    조회수 232
2022-07-22 08:07:56

 

지역아동센터, 냉방비 무서워 32도 폭염특보에도 가동 못해

초·중·고 학생 다 모여야 틀어

종일 틀면 한 달 60만원 이상 여름철 3개월 가동 180만원

운영비 빠듯한 아동보호기관 6월부터 폭염…외부 도움 절실



“센터가 너무 더워요. 에어컨을 틀었으면 좋겠는데 형, 누나들이 올 때까지 좀 더 기다려야 한다네요.”

4일 오후 3시쯤 방문한 인천 계양구 한 지역아동센터.

하교 후 센터에 몰려든 초등학생들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이 32도까지 오른 인천엔 폭염 특보가 발효되는 등 숨 막히는 더위가 이어졌지만, 센터 내 에어컨은 입을 굳게 닫고 있었다.

228㎡ 규모의 센터 공간이 다소 넓어서 여름철 냉방비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고 있던 것이다.

아이들은 급한 대로 선풍기 앞을 차지하거나 손부채를 부치면서 더위를 식혔다.

센터장 A씨는 “마음 같아서야 종일 에어컨을 틀어주고 싶지만 그럴 경우 한 달 냉방비가 60만원 이상 나온다”며 “여름철 3개월만 해도 180만원이 나오는데, 냉방비가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여름철만 되면 지역아동센터들 시름이 깊어진다.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센터 관계자들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냉방비 부담에 에어컨 가동이 망설여진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아동센터들에 따르면 센터별 여름철 한 달 냉방비는 매달 20만원부터 60만원까지 부과된다.

여기에 7~9월 3달간 에어컨을 가동하면 최대 180만원까지 냉방비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센터에선 최대한 더위를 견디다 초등학교 고학년, 중·고등학생까지 모두 모이면 에어컨을 켜곤 한다.

A씨는 “초등학생들은 특히 체력이 넘쳐서 땀범벅이 되도록 뛰어다닌다”며 “땀 흘리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에어컨을 틀기가 망설여질 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동보호기관에 냉방비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년 혹한기 난방비 지원금이 지역아동센터에 전달되는데, 이처럼 여름철에도 냉방비 지원 사업이 실시되면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2019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역아동센터 165개소에 40만~60만원의 냉방비 지원금을 전달한 바 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당시 기업들이 수천만원을 지정 기탁해 한시적으로 냉방비를 지원한 것”이라며 “기부 금액과 형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매년 같은 사업을 실시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준범 함께걷기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올해는 6월부터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센터 운영비가 빠듯해 인천지역 모든 지역아동센터들이 재정 부담을 겪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

출처 : 인천일보(http://www.incheonilbo.com)​